2006년 12월 09일
MOVIE - 판의 미로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라는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마치 해리 포터와 현자의 돌 같은 삘이 사우디 아라비아 유전에서 석유 솟아나듯 펑펑 흘러 넘쳤습니다.
게다가 맛뵈기 화면에서 보이는 그 꺼림칙함......두근두근합니다. 도저히 안보고선 견딜 수 없었습니다.
늦게 일어나서 결국 조조는 못 보고, 나갔는데, 이런.. CGV 지오플레이스에서 한댑니다. -ㅅ- 안가 안가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롯데 시네마보다는 밀리오레에 있는 메가박스로 향했습니다.
아뿔싸, 시작 시간 2시 50분. 현재 시각 1시 20분...... 롯데리아에 앉아서 혼자 치킨 버거를 사 먹었습니다. 너무 외로워서 여기저기 마구 문자도 뿌려가면서요.. 일본 여자애들 두명이 롯데리아에서 뭘 어째야 하나 헤매고 있길래 친절히 도와주고 영화관 진입. 아직도 "성인..한.. 분이십니까?" 하고 묻는 매표원의 목소리가 환청으로...왱알앵알 혼자 영화 좀 보면 안되냐?
우선 판의 미로는 절대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판타지 영상은 영화적 장치의 하나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지어 언어조차 스페인어다보니 정말 이건.. 영화제같은데서 보는 영화같은 느낌도.
스페인 내전 당시 1944년. 게릴라들과 군인이 대치하는 숲 속 작은 마을이 주 무대입니다.
새아버지가 된 대위와 함께 살기 위해 산 속 마을로 향하는 엄마와 오필리아. 오필리아는 동화책을 좋아하는 소녀입니다. 암만 봐도 사마귀나 희한한 벌레같이 생긴 곤충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요정이라고 생각하는 천진난만함이랄지..-_-;; (요정 날개 소리 너무 귀에 거슬려요...파다다다닥)
요정을 따라 간 숲 속의 미로 동굴에서 목양신 판을 만난 오필리아는 자신이 사실은 요정세계의 공주이며, 공주로 돌아가기 위해서 3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듣습니다. 처음에는 아, 오필리아는 정말 공주구나 하고 생각하고 봤는데, 그게 아닙니다. 내전이라는 상황과 자신과 엄마에게 관심없고 오직 뱃속의 동생에게만 집착하는 무서운 새아버지, 만삭의 몸으로 점점 죽음으로 향하는 엄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산 속 기지의 생활은 이 소녀에게 환상을 만들어 내게 한 것일지도요.
실제로 이 곳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은 오필리아가 겪는 임무들과 묘하게 맞물리고 있습니다.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괴물 두꺼비를 처치하고 얻은 열쇠는 보급품이 가득찬 곳간의 열쇠와, 아픈 엄마를 낫게 하기 위한 만드라고라는 뱃속의 동생과 닮아 있었으며,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요정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가정부 메르세데스는 어쩌면 오필리아의 미래도가 아니었을까요.
무서운 괴물이 있는 방에서 오필리아는 괴물의 두 눈알같이 생긴 두 알의 포도를 따 먹음으로서 두 마리의 요정을 잃습니다. (사실 그 괴물의 눈알을 오필리아가 처음에 밟아버렸다면 일이 어떻게 되었을까 잠시 생각 해 보기도 했지만...)그녀가 저지른 잘못의 댓가는 정말이지 너무나 컸습니다. 판이 시킨 임무는 완수했으나, 먹지 말라는 음식을 먹었고 요정들도 희생시켰으며, 다시 공주로 돌아가긴 글렀다고 몰아세우고 돌아간 판과 마법의 힘이 사라진 만드라고라는 더이상 엄마의 병을 낫게 해주지 못해 결국 엄마도 남동생을 낳다 죽고 맙니다.
기지를 습격하러 몰려 오는 게릴라들, 지켜 줄 엄마도 없고, 자신이 잘 따르던 메르세데스는 스파이임이 들통나 숲 속으로 도망치고 홀로 남은 오필리아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입니다. 그 때 판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마지막 임무를 줍니다. 동생을 데리고 숲의 미로로 오라는 것이었죠.
아들에 집착하는 새아버지를 피해 아기를 안고 달아난 오필리아 앞에 도무지 본 정체를 알기 힘든 판이 나타나 순결한 인간의 피로 문을 열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 전까지 진짜 공주는 판이고, 오필리아를 이용해서 요정공주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죠...-ㅅ-;;) 그러나 동생을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오필리아의 거부로 결국 뒤따라온 새아버지 대위에게 동생을 빼앗기고 오필리아는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그 때 오필리아는 환상을 봅니다. 자신의 희생으로 인간의 껍질을 벗고 요정 세계로 돌아가 공주가 된 자신을 보는 거죠. 그 일은 진실이었을 수도 있고 단지 그 동안 어린 소녀가 가졌던 환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쪽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영화는 굉장히 많은 상황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필리아가 봐왔던 환상은 어쩌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린아이의 눈에서 필터링된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를 돕던 의사가 대위에게 "시킨다고 다 하는 것은 당신같은 족속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쏘아붙이던 부분과, 판이 오필리아에게 임무를 주며 "왜냐고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하던 부분에서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과연 판은 오필리아를 어떻게 만들려는 것일까, 혹시 오필리아가 의문을 갖지 않고 판이 시키는 대로 모든 일을 해냈다면 일은 어떻게 되었을까...
확실한 것은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볼 만한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를 자녀들을 데리고 보러 간 부모들에게 경고를 준 걸 겁니다. "판타지인 줄 알고 왔다구? 아무데나 꼬마들 끌고 오는 거 아니란 말이다!" 라는 경고를요.
게다가 맛뵈기 화면에서 보이는 그 꺼림칙함......두근두근합니다. 도저히 안보고선 견딜 수 없었습니다.
늦게 일어나서 결국 조조는 못 보고, 나갔는데, 이런.. CGV 지오플레이스에서 한댑니다. -ㅅ- 안가 안가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롯데 시네마보다는 밀리오레에 있는 메가박스로 향했습니다.
아뿔싸, 시작 시간 2시 50분. 현재 시각 1시 20분...... 롯데리아에 앉아서 혼자 치킨 버거를 사 먹었습니다. 너무 외로워서 여기저기 마구 문자도 뿌려가면서요.. 일본 여자애들 두명이 롯데리아에서 뭘 어째야 하나 헤매고 있길래 친절히 도와주고 영화관 진입. 아직도 "성인..한.. 분이십니까?" 하고 묻는 매표원의 목소리가 환청으로...왱알앵알 혼자 영화 좀 보면 안되냐?
우선 판의 미로는 절대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판타지 영상은 영화적 장치의 하나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심지어 언어조차 스페인어다보니 정말 이건.. 영화제같은데서 보는 영화같은 느낌도.
스페인 내전 당시 1944년. 게릴라들과 군인이 대치하는 숲 속 작은 마을이 주 무대입니다.
새아버지가 된 대위와 함께 살기 위해 산 속 마을로 향하는 엄마와 오필리아. 오필리아는 동화책을 좋아하는 소녀입니다. 암만 봐도 사마귀나 희한한 벌레같이 생긴 곤충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고 요정이라고 생각하는 천진난만함이랄지..-_-;; (요정 날개 소리 너무 귀에 거슬려요...파다다다닥)
요정을 따라 간 숲 속의 미로 동굴에서 목양신 판을 만난 오필리아는 자신이 사실은 요정세계의 공주이며, 공주로 돌아가기 위해서 3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듣습니다. 처음에는 아, 오필리아는 정말 공주구나 하고 생각하고 봤는데, 그게 아닙니다. 내전이라는 상황과 자신과 엄마에게 관심없고 오직 뱃속의 동생에게만 집착하는 무서운 새아버지, 만삭의 몸으로 점점 죽음으로 향하는 엄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산 속 기지의 생활은 이 소녀에게 환상을 만들어 내게 한 것일지도요.
실제로 이 곳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은 오필리아가 겪는 임무들과 묘하게 맞물리고 있습니다.
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괴물 두꺼비를 처치하고 얻은 열쇠는 보급품이 가득찬 곳간의 열쇠와, 아픈 엄마를 낫게 하기 위한 만드라고라는 뱃속의 동생과 닮아 있었으며,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요정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는 가정부 메르세데스는 어쩌면 오필리아의 미래도가 아니었을까요.
무서운 괴물이 있는 방에서 오필리아는 괴물의 두 눈알같이 생긴 두 알의 포도를 따 먹음으로서 두 마리의 요정을 잃습니다. (사실 그 괴물의 눈알을 오필리아가 처음에 밟아버렸다면 일이 어떻게 되었을까 잠시 생각 해 보기도 했지만...)그녀가 저지른 잘못의 댓가는 정말이지 너무나 컸습니다. 판이 시킨 임무는 완수했으나, 먹지 말라는 음식을 먹었고 요정들도 희생시켰으며, 다시 공주로 돌아가긴 글렀다고 몰아세우고 돌아간 판과 마법의 힘이 사라진 만드라고라는 더이상 엄마의 병을 낫게 해주지 못해 결국 엄마도 남동생을 낳다 죽고 맙니다.
기지를 습격하러 몰려 오는 게릴라들, 지켜 줄 엄마도 없고, 자신이 잘 따르던 메르세데스는 스파이임이 들통나 숲 속으로 도망치고 홀로 남은 오필리아는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입니다. 그 때 판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 마지막 임무를 줍니다. 동생을 데리고 숲의 미로로 오라는 것이었죠.
아들에 집착하는 새아버지를 피해 아기를 안고 달아난 오필리아 앞에 도무지 본 정체를 알기 힘든 판이 나타나 순결한 인간의 피로 문을 열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 전까지 진짜 공주는 판이고, 오필리아를 이용해서 요정공주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말이죠...-ㅅ-;;) 그러나 동생을 다치게 하지 않겠다는 오필리아의 거부로 결국 뒤따라온 새아버지 대위에게 동생을 빼앗기고 오필리아는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그 때 오필리아는 환상을 봅니다. 자신의 희생으로 인간의 껍질을 벗고 요정 세계로 돌아가 공주가 된 자신을 보는 거죠. 그 일은 진실이었을 수도 있고 단지 그 동안 어린 소녀가 가졌던 환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쪽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영화는 굉장히 많은 상황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필리아가 봐왔던 환상은 어쩌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린아이의 눈에서 필터링된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를 돕던 의사가 대위에게 "시킨다고 다 하는 것은 당신같은 족속에게나 가능한 일"이라고 쏘아붙이던 부분과, 판이 오필리아에게 임무를 주며 "왜냐고 묻지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하던 부분에서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들었어요. 과연 판은 오필리아를 어떻게 만들려는 것일까, 혹시 오필리아가 의문을 갖지 않고 판이 시키는 대로 모든 일을 해냈다면 일은 어떻게 되었을까...
확실한 것은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볼 만한 영화도 아닙니다. 이 영화를 자녀들을 데리고 보러 간 부모들에게 경고를 준 걸 겁니다. "판타지인 줄 알고 왔다구? 아무데나 꼬마들 끌고 오는 거 아니란 말이다!" 라는 경고를요.
# by | 2006/12/09 13:33 | 감상노트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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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긋는 부분도 무지 잔인했고, 눈알 괴물 무지 무서웠음. 그 입으로 쭈욱 찢겨져 나오는 요정의 머리가 orz 아아아아...;;;
킥킥 -_-);;; 그나저나 영화가 은근히 난해하게 보이는건 저만의 착각? -_-;;;아니면 대강 읽어서 그런가 --;;;
한번 볼까;;
Astarot / 내용 다 써놨다고 친구한테 쿠사리 먹었어요. 하하하하 ^ㅁ^
메테우스/ 그럼 뭐라고 하면 강할까요..? "아니 손님, 무슨 영화를 혼자 보러 오셨나요?"라고 하는 매표원이 어딨겠어요?!
저는 이미 다 봤으니 괜찮습니다.(..)
분위기라든가 으시시한 앨리스 같아서 전 나름대로 잼께 봤네요.
그 화려한 영상을 끝에서만 쓰다니 좀 아깝지요.ㅋㅅㅋ
아무리 봐도 잘못된 길로 꾀는 것 같았는데 이상하다.. ㄱ-
갈/ 그러게, 어쩐지 찜찜한 게 판이 오필리아를 이용해먹으려는 듯한 간지였는데 말이지!